아저씨가 ... 미안했다.
티오. 롯데리아 알바생 꼬마숙녀에게
아마 지난 일요일 점심쯤이였지, 장소는 롯데마트 부평점 내 2층에 있는 롯데리아였던 걸로 알고 있어, 원래대로라면 아저씨와 꼬마숙녀는 우연히라도 만날 일이 없었을 거에요.. 그런데 있잖아.
아저씨가 특히 가을에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거든... 그날도 인터넷 예매사이트를 통해 예매해둔 영화를 미리 발권도 할 겸... 요즘 워낙 걷지 않아서 많이 무거워진 몸을 가볍게 만들고도 싶어서 왕복 20km거리인 CGV부평(너네 매장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있잖아.. 아이즈빌이란 아울렛내에 있는 극장)으로 향하던 길이였어.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빨간 혹은 핑크색 운동화에 츄리닝을 입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점심때가 다가와서 그런지.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는데, 아저씨 배가 너무 고픈거 있지..
문제는 핸드폰하고 핸드폰걸이형 교통카드말곤 돈이 될만한 것들이 없었다는 점이야. 뭐 지갑을 안가지고 갔다올려고 그랬거든..
그런데 있잖아, 마트 안에 시식코너가 있다는 생각에 나는 거야.. 그래서 시식코너로 가려는 길에 보이는 롯데리아 매장 표시와 내 폰에 잠자고 있던 공짜 햄버거 쿠폰이 잘 매치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너가 알바를 하고 있는 그 매장으로 가게 된 거지..
문제는, 위에서 말한대로, 너무 허기지고, 다리가 풀려서, 말할 기운도 없고, 매장안에 많은 사람들 틈에
공짜 햄버거 주세요. 라고 말하기도 민망하고(지갑도 없어서 평소처럼 공짜 햄버거같은 거 사면서, 다른 것도 사는 것은 어려웠어..진짜야..)해서 너에게 조용히 내 폰 u 130 을 내밀었던 게 너에게 많은 상처를 가져다 준 거 같아..
내가 처음 핸드폰을 내밀자... 너는 핸드폰을 내밀던 행동 자체를 보았던 거 같아...
꼬마숙녀, 많이 당황하더라.. 그리곤 눈으로 나에게 말하더라..
(아저씨, 나한테 작업거는 거에요..설마!!! 미친거 아니죠???)
꼬마숙녀, 너가 이렇게 눈으로 말할때라도 목소리를 내서
여기 공짜햄버거 주세요. 라고 말했었어야 했는데...
아저씨가 너무 눈치가 없기도 했고, 그냥 꼬마 숙녀인 너가 공짜쿠폰을 잘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핸드폰을 들이대는 실수를 저질러 버렸네...
그때, 너의 표정은 아저씨 또한 잊을 수 없겠더라고...
너 비록 어린 나이지만, 살다 살다 별 꼴을 다 겪네...란 말을 얼굴로 표현하더라고요.
그때서야 아저씨가 알아채버린거야... 아 오해가 있었구나..우연인지 불행인지, 내가 다시 한번 핸드폰을 들이대는 순간에 액정화면이 꺼졌던 모양이였나봐...그래서 더더욱 너의 표정이 그렇게 리얼하게 나온 거 겠지..
늦게나마, 공짜 햄버거 주세요. 라고 말하고, 포장해 드릴까요?란 질문에 여기서 먹을께요..라고 대답하고, 그 매장에서 음료수도 없이 햄버거를 먹어버렸네...
원래라면, 그 자리에 남아서 햄버거를 먹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을 거지만, 아저씨는 그만큼 배가 고팠었어.. 본능이 이성을 지배하던 순간이였단 말이지...
본능이 어느 정도 해결되니, 미안한 마음이 쓰나미처럼 막 밀려오더라고요. 그래도 카운터로 눈을 돌리진 않았어. 꼬마숙녀인 너랑 혹여 눈이라도 마주치면 ... 아저씨는 괜찮지만, 넌 아까의 그 당혹감을 다시 맞봐야 할 거 같다는 .. 아저씨 나름의 배려였단다.
꼬마숙녀야, 만약에... 다음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츄리닝에 빨간 운동화에 공짜햄버거를 먹는 아저씨가 아닌 꼬마숙녀에게 딱 맞는 멋진 완소소년이 핸드폰을 들이밀거라... 그렇게 기도해 볼께..
그리고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혹여..혹여.. 대쉬같은 게 아니라, 실망 비스무리한 감정으로 자존심이 상한 거라면, 절대로 그런 건 아니야.. 늙은 아저씨가 봐도 꼬마숙녀는 상당히 귀여운 숙녀였어...
프롬. 빨간 운동화 아저씨
덧붙여, 행복 보고 돌아가는 길에 한번 들려서.. 음료수 사 먹을까도 생각해 볼께... 노파심에 말하지만, 꼬마숙녀는 아저씨 큰 조카와 더 가까운 연령이니깐, 아저씨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음료수만 먹고 갈께..
덧붙여 2, 이렇게 보게 될 영화이니, 전작에서 모두 실망을 안겨준 감독과 남배우는 단단히 각오하셔야 할 듯... 전투적으로 리뷰를 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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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치도 못했던 방향으로 민망한 오해를 시작하는 상대방의 생각이 조금씩 읽혀질 때의 서서히 밀려오는 뻘쭘함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네요. ㅎㅎ
사실 저도 꼬마숙녀 정도의 연령이였으면, 저 또한 상처받았을지도 몰라요... 지금이야..그냥 재미있었던 일로 기억해요..
음...한편의 단편영화네요.ㅋㅋ 꼬마숙녀의 이미지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아담한 스타일의 숙녀... 아무리 나이많이 준다고 해도 고1이상은 힘듭니다... 행복을 3일날 보니깐, 아마 보기 어려울 듯합니다... 주말알바랑 평일 알바 다르죠?
실화 인가요?
처음에는 무슨 소설같은 분위기 같습니다.
꼬마 숙녀가 생각하는 부분은 제 추측이고 눈치에서 나온 예측이고, 나머진 논픽션입니다..ㅋㅋ
저도 실화인지가 궁금하네요~
전투적인 영화 리뷰도 기대하게 되네요~ ^^;
지난 일요일날 발생한 일들이였답니다. 요즘 한국영화들이 그닥 저의 기대치를 높여놓기 않았다는 점이 그나마 희소식일지도... 내일이네요..개봉박두..
이거, 폰 광고에 쓰일 시나리오 같아요~
제 인생이 조금 코미디같은 면이 많아요..
블로그 방문해보니.. 댓글 달기 어렵던데요... 필명 참 시원하네요.. ^^
아하하하하.
제가 잠시 블로고스피어를 떠나있는 동안에 즐거운 일들을 많이 겪으셨군요~
같은 날 발생한 버스고장 사건도 있고, 사후보고 해야 할 듯한 롯데리아.. 그 이후도 있답니다.. 별건 아니지만요.
하하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
가게에서 일하는 점원분들과 가끔씩 저렇게 뻘쭘한 상황이 연출되고는 하지요 ㅋㅋ
네, 지나고 보니..재미있는 일이였네요. 그 당시는 상당히 뻘쭘했는데 말에요...